가난한 청혼 홀로였던 내가 홀로였던 그대 쓸쓸했던 신발을 벗기어 발을 씻어주고 싶습니다. 그 발아래 낮아져 아무 것도 원치 않는 가난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대의 안온한 잠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노래가 되어 (조호진 시인의 시 '가난한 청혼' 전문)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2.09.18
우린 한 식구다 우린 한 식구다 도망갈 사랑도 없이 증오할 그리움도 없이 무참히 떠내려가다 아득히 눈물의 밥 홀로 짓고 눈물의 잠 홀로 베고 눈물의 꽃 홀로 피고 다신, 여자의 옷이 내 집에 걸리지 않으리 다짐하고 이를 갈았건만 잿더미가 된 가슴에 꽃이 피네 그대가 눈물 닦아주고 안아주셔서 사랑..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1.08.10
봄날, 병동에서 봄날, 병동에서 신장 아픈 아내여 아파도 부디 아파도 햇살 좋은 봄날에 아파다오. 화색 좋은 화사한 햇살처럼 부디 환하게 아프지 않게 아파도 부디 덜 아프게 봄엔 더 창창한 솔잎처럼 아파도 푸르게 웃는 그대 아픔도 그리하신다면 좋겠네. 밤새 앓던 신열도 그리하신다면 그대 아픔 보듬으며 쓰다..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1.08.10
곶감처럼 곶감처럼 눈물의 껍질을 가지런히 벗겨 바람 잘 통하고 햇볕 좋은 헛간에 주렁주렁 매달았더니 떫음마저 사라지고 아픔마저 졸깃졸깃 횐 시설(枾雪)의 사랑이여 여문 눈물은 아프지 않으리 상처 아물면 꽃 피고도 남으리 이제 다신 생채기 없을 건시(乾枾)의 달콤함이여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1.08.10
청혼 청혼 홀로였던 내가 홀로였던 그대 쓸쓸했던 신발을 벗기어 발을 씻어주고 싶습니다. 그 발아래 낮아져 아무 것도 원치 않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대 안온한 잠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노래가 되어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1.08.10
새벽기도 새벽기도 연 사나흘 눈물의 기도로도 부족해 울먹이며 걷는 새벽 길 아롱아롱 눈망울로 새벽하늘 올려다보는데 가슴 파고드는 별 하나 당신입니다.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1.08.10
철도 건널목에서 철도 건널목에서 그대 그리워 밤길 달립니다. 그대 잠들면 어쩌나 그리워 안달 나는데 차단기 내려지고 기차 지나갑니다. 건널목에 막힌 그리움이 샛눈 뜹니다. 화물차의 길고 긴 차량을 세어보고 차단기 앞 취객들도 곁눈질하지만 밤보다 더 검은 화물차는 느릿느릿 철도건널목 간수의 깃발도 느릿느..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1.08.10
삶을 위하여 삶을 위하여 써 놓은 시 정리하려고 마음먹고 귀가 하였는데 밀린 빨래 감으로 어수선해서 운동화 손빨래 하고 빨래 널다 허리 곧추 세워보니 새벽입니다. 시 쓰는 일보다 사는 일이 바빠서 사는 일이 시 쓰는 일보다 중해서 시의 길보다 삶의 길을 걷습니다. 삶의 길을 부지런히 걷다보면 시의 집에 ..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1.08.10
봄날 봄날 뒹굴다 깨져서 만신창이 울지도 못하고 아~으~아~으! 피눈물 없이 어찌 인생이겠느냐 재빨리 핀 것들은 더러 얼어 죽기도 하니 뒹굴다 깨진 것들에게 어찌 봄 오지 않겠느냐 언 시절의 눈물로 허벌나게 따스한 날 보리라.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1.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