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사랑의 노래(수정) 상한 사랑의 노래 상한 아이들을 사랑한다 말했습니다. 병든 영혼들을 품겠다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마구 찔렸던 그 아이들이 찔린 것보다 조금 찔렀는데 당한 것보다 조금 돌려줬는데 겨울 담장처럼 맘을 닫고서 덩달아 찍어 버리려 했습니다. 미워서 찌른 게 아니랍니다. 싫어..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4.05.02
상한 사랑의 노래 상한 사랑의 노래 상한 아이들을 사랑한다 말하고서 상한 영혼들을 품겠다고 약속하고 상한 그 아이들이 찔린 그대로 찔렀다고 당한 그대로 돌려줬다고 등을 돌리고 맘을 닫고서 덩달아 찍어 버리려하다니! 미워서 찌른 게 아니라 싫어서 짜른 게 아니라 믿을 수 없어서 그런 건데 또 버..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4.05.02
감자를 깍으며 감자를 깍으며 시골 이모에게 얻어온 감자로 반찬해 작은 교회에 가져간다던 아내는 아주 곤히 잔다. 먼저 깨어 설거지를 하고 알감자를 깍는다. 벗어버려야 좋았을 껍질을 벗지 못해서 고달팠던 생을 생각한다. 썩은 몸 도려내니 남은 몸은 성성하다. 버려질 감자를 다듬어 알몸 드러내..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3.08.25
치유 1. 치유1. 그대를 사랑한다고 했지만 그대를 사랑하고 싶었지만 그대를 진정 사랑할 수 없었네. 내가 사는 게 괴로운데 당장 괴로운 나날인데 어찌 그대를 사랑하랴. 사랑의 거짓을 깨닫고서야 사랑의 진실을 겨우 알았네. 내가 나부터 사랑을 해야만 그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 내가 나의 ..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3.05.09
감색 단화 감색 단화 쉰일곱 아내의 연골은 다 닿고 신발은 헤졌습니다. 인공관절 수술한 아내는 짝짝이 다리로 걸으면서도 아프리카 선교사 후보생 아들의 선교훈련비를 대출받아 보내면서도 혼자 걷지 않으니 가난해도 괜찮아요. 내 아들이 아프리카의 가난한 눈물을 닦는다면 아파도 아프지 않..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2.10.02
도시락을 싸면서 도시락을 싸면서 선교사가 되겠다고 아프리카에 체류 중인 아들과 신학대학원생으로 전도사인 딸과 대학생 막내아들 학비까지 챙기려면 가랑이가 찢어져 파탄나지 않으려면 옷값 외식비 점심값 아껴야 한다며 허름해진 옷차림에 도시락 싸가는 아내 병든 시어머니께 약값과 용돈을 드..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2.09.26
가을시편 가을시편 나의 무거운 멍에를 자기의 멍에로 삼아주신 내 생의 동역자여 험준한 인생 산령에서 염려와 근심으로 곤고할 때 위로와 평강으로 감싸주시는 내 삶의 울타리여 내 생의 반려자여 그대의 관용 안에서 나의 죄는 순해 졌네. 그대의 평안 안에서 나의 증오는 삭혀졌네. 행하는 사..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2.09.25
아내는 호박죽을 좋아합니다! 묵정밭 늙은 호박 전국노래자랑을 시청하던 이모부가 기척이 없습니다. 송해씨의 농익은 재담을 계속 보기엔 기력이 딸립니다. 이모는 밭에 갔고 낡은 아날로그 TV 혼자 열창합니다. 낡은 액자에 담긴 가화만사성처럼 이모는 오래된 남편의 말기 간암을 묵묵히 간병하느라 몸도 땅도 묵..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2.09.24
아내의 집 아내의 집 쉰이 다 되도록 집도 절도 없이 영육은 지치고 자식은 커가는데 홀아비의 밥상은 눈물의 밥그릇 가난의 멍에는 능히 멜 수 없는데 아무렇지 않게 안아주고 떠 맡아준 세상처럼 분간치 않고 그저 받아준 가난의 중한 죄짐 사해주신 그대여 세상 풍파에 쓰러짐을 일으켜준 그대여..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2.09.23
가난한 신발 가난한 신발 키 작은 아내의 신발이 입을 벌렸다. 가난한 남자 때문에 아내의 인생이 벌어졌다. 아내의 인생이 낮아졌다. 아내는 혼자 살 때는 구두 값을 걱정하지 않았다. 가난한 남편과 재혼하면서 세 자식의 학비가 걱정이고 시부모 병원비가 걱정이어서 벌어진 구두는 뒤로 밀려났다. .. 시인의 창/사랑시편 2012.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