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사나이 가슴 아픈 사나이 가슴 찢어진 사나이, 아픈 예수그리스도의 말을 들어라 아파라, 아프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아프지 않은 것들은 다 내게서 떠나라. 다시 돌아올 때는 눈물의 배낭을 메고 돌아오라, 그렇지 않고서는 내 이름을 들먹이지도 아는 체도 마라, 나는 웃으려고 온 게 아니라.. 시인의 창/예수시편 2017.04.04
이 지상의 집 한 칸 새라면 아아 쫓겨나지 않는 새라면 해거름 속으로 평화롭게 귀가하는 새처럼 아, 날 수 없는 가난 때문에 꽃이라면 아, 뽑히지 않는 꽃이라면 사방 천지 들녘에 억세게 뿌리 내린 들꽃처럼 아, 피어날 수 없는 가난 때문에 문패도 번지도 없는 주소불명의 세대주여 강제집행 통지서 받아든.. 시인의 창/눈물시편 2016.01.17
그 사내 그 사내 집도 자식도 다 빼앗긴 여자에게 칼침 맞은 사내가 수상했다 거부 당한 사내의 추방이냐 추락이냐 불안한 밤 열두 평 영구임대아파트 고층 베란다가 위험했다 추방과 추락은 한 발자국 차이 악령과 천사가 다투던 밤이었다. 죽음의 베란다에서 끝내 살아남은 사내의 위험한 희망.. 시인의 창/희망시편 2015.07.15
Hessed Hessed 그대의 외로움 그대의 아픔을 모른 채 할 수 없어 아파서 견딜 수 없어 그래서 대신 우는 거야 그래서 대신 아픈 거야 그러니 외로워하지 마라 제발 아프지 마라 그대들아 너를 위해 죽은 건 그래서야 너를 위해 사는 건 그래서야 불쌍해 견딜 수 없는 그대들아 시인의 창/예수시편 2015.05.22
상처 난 것들의 향기 상처 난 것들의 향기 빛나고 반듯한 것들은 모두 팔려가고 상처 난 것들만 남아 뒹구는 파장 난 시장 귀퉁이 과일 좌판 못다 판 것들 한 움큼 쌓아놓고 짓물러진 과일처럼 웅크린 노점상 잔업에 지쳐 늦은 밤차 타고 귀가하다 추위에 지친 늙은 노점상을 만났네 상한 것들이 상한 것들을 .. 시인의 창/눈물시편 2015.05.12
시인의 억울함 의사는 병을 팔아 먹고 살고 검사는 죄인 족쳐 먹고 살고 학자는 지식 팔아 먹고 살고 목사는 예수 팔아 먹고 살고 정치인은 국민 팔아 먹고 살고 대통령은 나라 팔아 먹고 산다. 그런데 시인은 왜 시를 팔아서 먹고 살지 못하는가. 시로 먹고 살기는커녕 술값도 없어 어슬렁 인사동 출판.. 시인의 창/희망시편 2015.04.13
4월의 아침 괜찮다 괜찮다 어서 나와라 섬진 매화 하동 벚꽃 잔해 좀 보아라 아랫녘은 볼장 다봤다. 곱던 자태 웃기고 있네 목련은 누런 이 드러낸 노숙자처럼 웃녘도 끝장 났다 끝장 났어 목숨은 살려준다는 봄의 선무공작 믿고 투항했는데 앗, 속았다. 시인의 창/희망시편 2015.04.07
인생 봄은 단 한 번도 그냥 온 적이 없다. 쉰 다섯 해 꽃샘 바람에 또 다시 당했다. 생은 단 한 번도 그냥 운 적이 없다. 모질디 모진 세월아, 어서 가라 말년엔 봄볕 좀 쬐자 시인의 창/눈물시편 201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