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일 아픈 마음 하나 달랠 수 있다면 내가 만일 아픈 마음 하나 달랠 수 있다면 내가 만일 아픈 마음 하나 달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내가 만일 한 생명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거나 괴로움 하나 달래줄 수 있다면 기진맥진 지친 울새 한 마리를 그 둥지 위에 다시 넣어줄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 미.. 시인의 창/그들시편 2014.09.13
고정희 시인의 '상한 영혼을 위하여'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에서나 개울은.. 시인의 창/그들시편 2014.02.02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 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學費封套)를 받어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 들.. 시인의 창/그들시편 2014.02.02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 시인의 창/그들시편 2013.10.20
정현종 시인의 시 모음 <정현종 시인의 詩 모음> 사물(事物)의 꿈 1 - 나무의 꿈 그 잎 위에 흘러내리는 햇빛과 입맞추며 나무는 그의 힘을 꿈꾸고 그 위에 내리는 비와 뺨 비비며 나무는 소리 내어 그의 피를 꿈꾸고 가지에 부는 바람의 푸른 힘으로 나무는 자기의 생(生)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다. 모든 순.. 시인의 창/그들시편 2013.10.20
[스크랩] 우리 동네 목사님 / 기형도 우리 동네 목사님 / 기형도 읍내에서 그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철공소 앞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그는 양철 홈통을 반듯하게 펴는 대장장이의 망치질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자전거 짐틀 위에는 두껍고 딱딱해 보이는 성경책만한 송판들이 실려 있었다 교인들은 교회당 꽃밭을 마구 .. 시인의 창/그들시편 2013.08.26
천양희 시인의 '그믐달' 달이 팽나무에 걸렸다 어머니 가슴에 내가 걸렸다 내 그리운 山번지 따오기 날아가고 세상의 모든 딸들 못 본 척 어머니 검게 탄 속으로 흘러갔다 달아달아 가슴 닳아 만월의 채 반도 못 산 달무리진 어머니. ㅡ천양희, <그믐달> 전문 시인의 창/그들시편 2013.04.30
[스크랩] 별도 울 때가...................조병화 별도 울 때가 / 조병화 한참 별들을 멀리 바라보고 있노라니 눈물을 흘리고 있는 별이 있었습니다 별도 우는가 하는 생각이 들자 너무 멀리 오래 홀로 떨어져 있어서 서로 만날 가망 없는 먼 하늘에 있어서 아니면 별의 눈물을 보는 것은 스스로의 눈물을 보는 것이려니 밤이 깊을수록 적.. 시인의 창/그들시편 2012.11.29
도종환 '담쟁이' 담 쟁 이 - 도 종 환 - 저것은 벽 어쩔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 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 시인의 창/그들시편 2011.11.25
[스크랩] 저녁에 / 김광섭 [사진출처] cafe.daum.net/yoon4865 저녁에 / 김광섭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 시인의 창/그들시편 2011.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