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 탄일 밤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10만 원짜리
낡은 단칸방이 추워서
웅크린 채 자다 기침하는
가리봉 벌집의 아이들아
엄마가 불법체류자라서
아빠가 이주노동자라서
왕따 차별 받는 다문화 아이들아
파출부 일하러 간 엄마는 왜 안 오시나
공부방에서 목을 빼는 기다림의 아이들아
강원도 농장으로 일하러 간 잡부 아빠가
돈을 보내지 않아 월세가 밀린 아이들아
예수 탄일(誕日) 전야에 눈이 내린다.
가난은 너희들의 죄가 아니라고
불법은 너희들의 죄가 아니라고
이주민 예수가 가리봉에서 태어난다.
엄마의 싸디 싼 노동은 죄가 아니라고
아빠의 체불 된 임금는 죄가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