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예수시편

가리봉 탄일 밤

침묵보다묵상 2011. 12. 27. 10:05

가리봉 탄일 밤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10만 원짜리

낡은 단칸방이 추워서

웅크린 채 자다 기침하는

가리봉 벌집의 아이들아

엄마가 불법체류자라서

아빠가 이주노동자라서

왕따 차별 받는 다문화 아이들아

파출부 일하러 간 엄마는 왜 안 오시나

공부방에서 목을 빼는 기다림의 아이들아

강원도 농장으로 일하러 간 잡부 아빠가

돈을 보내지 않아 월세가 밀린 아이들아

예수 탄일(誕日) 전야에 눈이 내린다.

가난은 너희들의 죄가 아니라고

불법은 너희들의 죄가 아니라고

이주민 예수가 가리봉에서 태어난다.

엄마의 싸디 싼 노동은 죄가 아니라고

아빠의 체불 된 임금는 죄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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