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예수시편

천국은

침묵보다묵상 2011. 8. 10. 17:39

천국은

   

 

 

무가지 신문 하나 더 주우려고

씨근덕거리는 생존의 땀방울을 보라

배추 무 시레기 하나 더 주우려고

새벽 서리에 떨면서 아득바득 하는

거북 등짝 같은 생계의 손들을 보라

소주에 팅팅 부은 땟자국 손으로

한 끼니 만큼의 양식 얻어먹는

노숙 무전취식의 심난한 목숨을 보라

하루가 백년 같이 길고 누추한 생애

오늘도 한 끼의 밥과 잠자리를 위해

아등바등 버티는 그대들의 생존투쟁은

아우성이 아니라 하늘을 향한 합창이다.

하나님 알지 못하나 하나님 자녀이다.

십일조 낸 적 없으나 천국은 열려있다.

그러므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예배하라

그러므로 그대의 창고를 열어서 나누어라

그러하여 천국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

하나님 팔지도 능욕하지 않은 이들의 것

천부와 그 아들 모르는 죄 하나로 지옥 간다면

이승도 모자라 천국마저 부자에게 팔아넘긴다면

그런 하나님은 하늘에 사는 하나님 아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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