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노동시편
잔업
담배 비벼 끈 몇은
어둠에 얼굴을 씻고
연장 정리 마친 몇은
축 처져 잠바를 걸친다.
기름때 절은 손가락으로
출근카드 잔업도장 세던
몇은 말없이 고개 숙인다.
보름달은 휘영청 밝았는데
모두들 말없이 밤길 걷는다.
그리운 건 꿈이 아니라
피곤을 묻어줄 잠
추수할 희망도 없는데
겨울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