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노동시편

볼트를 죄며

침묵보다묵상 2011. 8. 4. 20:20

볼트를 죄며

  

 

가벼운 들이 가볍게 팔림

가벼운 자세로 노상방뇨 함

가벼운 노래들이 히트 중

가벼운 목숨들이 장수 함

가벼운 산모들이 가볍게 출산함

 

무거운 침묵과

가벼운 생각과의 교신

비겁 하라, 비겁해

살 길이 열릴 것이다!

 

쇠처럼 무거운

무게에 눌려버린 서른 넷

가벼운 솜털로 날지도

철골로 우뚝 서지도 못한

엉거주춤 똥 누는 삶

 

풀린 것들을 조이고 싶다

가볍게 흘린 땀과 밥

사무침도 없는 그리움

절규도 절창도 아닌 목청

조이고 싶다. 조여

새벽 찬물에 헹구고 싶다

 

가벼운 꽃과

가벼운 새들과

가벼운 바람이 점령한 나라

가벼운 목숨으로 활보하다

가볍게 죽는 땅

1993년 대한민국

가벼운 자유가

무거운 희망을 살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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