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새벽시편
패배감
공공근로자인
40대 후반의 사내가
누런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땅바닥에 뭔가 쓰고 있다.
그러다, 고개를 잠시 들고서
검정 뿔테 안경 너머의 하늘을 본다.
저 사내가 땅바닥에 쓴 것은
참회의 글일까 분노의 글일까
저 사내가 하늘을 바라본 것은
그리움일까 인연의 괴로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