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굿대
좌판에 엉킨 생선 눈깔들
누워 무얼 노려보나
곁에는 쭈그러진 여자들
지핀 장작불에 기침 쿨럭인다.
거른 아침 칼국수로 허기 달래고
해장 담배도 한 대 태우고는
물 좋은 가오리 병어 고등어 사랑께
어이 젊은 이녘들
깎으려거든 이년 한숨이나 깎소
생선의 머리통 *노굿대로 찍어 올리며
물 좋은 요놈만 말고
한 물간 이 년의 팔자도 떨어가랑께
파장의 어둠 깔린 어시장 한 귀퉁이
얼큰히 취한 막걸리에 침 묻혀 지전 세다
육자배기 한 소절에 서방 놈 메어꽂아도 보고
바람 잘 날 없는 세상살이 푸념도 흘려보고
생선 비늘 내려앉은 희뿌연 머리카락 흔들며
에헤라 데헤라 살자꾸나
바닷물에 빈 다라니 헹구는
몸빼이 입은 전라도 엄씨들
*노굿대 : 생선 찍을 때 쓰는 갈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