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두에서
영정도 없는 갓난아이가
봉고차에 실려 채석장 지나
봉두 화장장에 도착했다.
배냇짓도 못 다한 것이
강보에 싸여 화로에 눕혀졌다.
술기운 오른 화부가 무표정하게
갓난아기를 밀어 넣고 스위치를 켠다.
젊은 어미는 춤추듯 손을 내젓고
젊은 아비의 친구 몇이 말리거나
소주를 들이켜다 마른 나무처럼 서있다.
그 애 탈 것이 무엇이 있는지
화장장 굴뚝에선 재티가 날리고
젖살을 태워 날린 갓난아기의
뼈 몇 점이 화덕을 타고 나왔다.
울음을 참던 갓난아기의 어미는
손 훠이훠이 내 저으며 입술 깨무는데
산골짜기 어디선가 빈 젖 물린 듯이
암꿩의 울음소리 꺼억~꺼억 들려온다.
*전남 여수시 화장장이 들어선 마을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