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눈물시편

여수부르스

침묵보다묵상 2011. 8. 4. 21:03

여수부르스 

 

 

 

꽃의 화사는커녕

새의 노래는커녕

칼침에 기습당한 사내.

날지 않으리, 날개도 없으니

울지 않으리, 눈물도 없으니

새끼 둘 데리고 파산의 짐 꾸려

흉흉한 항구에서 잠적했던 사내

상한 목청으로 훠이훠이 노래 부르네.

아련한 눈물도 흘리지 마라 갈매기야

피눈물로 철썩이지 마라 흉어기의 항구야

쑥대밭 떼죽음 동네에 핀 핏빛 동백꽃아

속울음 삼키며 떠나는 시발역 여수야

꽂힌 칼 삭혀서 꽃으로 피우어 다시 오마

꽃핀 시 곱게 추려서 시 꽂으러 다시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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