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기도
얼었던 땅에서 새싹이 돋고 꽃들이 피어납니다.
눈 내렸던 하늘에선 아지랑이가 어른거립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지난겨울은 지독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에게 지난겨울은 괴로웠습니다.
그렇게 지독하게 괴롭히던 겨울이 가고 봄이 오자
몸과 마음을 웅크렸던 사람들이 조금 웃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이 봄에는 하나님의 사람들에겐 아픔을 허락하시고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겐 따듯한 삶을 선물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버지가 있는 자녀들의 눈물은 그 눈물을 닦아줄 이가 있어 기쁨이지만
아버지가 없는 고아들의 눈물은 핏물이 되고 상처와 멍에가 될 뿐입니다.
그래서 아비 없는 고아들의 추운 삶에 따듯한 봄을 입혀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아비 없는 불신의 자식들이라고 놀리며 저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이 선물해주신 봄이 오고 있으니
제 상처보다 이웃의 상처를 돌보게 해주십시오.
지난 겨울동안 자기 상처만 붙잡고 있었더니
티끌의 상처가 들보가 되고 원망불평으로 커졌습니다.
하나님이 입혀주신 봄이 오고 있으니
겨자씨만한 믿음도 없으면서 이산저산을 옮길 것처럼
큰소리로 자랑하던 거짓된 믿음을 뉘우쳐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긍휼은 아주 은밀하게 피어나고
하나님의 사랑은 아주 낮은 곳에서 시작되고
하나님의 향기는 아주 은은하게 퍼지는 것을.
새싹이 돋고,
꽃이 피어나고,
산천에 꽃향기 그득하지만
그 누구도 시끄럽지 않은 것을
이 봄에는 온전히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 2013. 3. 10 새벽별교회에서 올린 기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