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의
식판 밥을
얻어 먹기 위해
눈치 본 적 있는가.
밥은 하필 떨어지고
그만 돌아가라는 불호령에
끊긴 줄에서 오도가도 못하다
급식 창구를 우두커니 째려본 적 있는가.
급식 먹는 자의 행운과
못 먹은 자의 비애로 갈리운
야속한 세상을 베고 누운 적 있는가.
곪아터진 허기로 웅크린 채
한푼 두푼 만지작거리던 동전으로
컵라면에 눈물 말아 먹은 적 있는가.
그러지 않고서 어찌 감히
눈물의 밥을 짓는단 말인가
눈물의 목숨을 거둔단 말인가
눈물도 없이 밥을 푸면서
거기, 똑 바로 줄서란 말이오
밥 떨어졌으니 그만 돌아가시오
그리도 야속하게 타작한단 말인가
(조호진 시인의 '무료급식소에서'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