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웃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그것마저 무너지면 다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밥을 얻어 먹더라도 자존심을 칼처럼 간다.
그럼에도 자존심을 짓밟는 이들의 밥을 얻어 먹는다.
자존심보다 배고픔이 더 무섭기 때문에 두 손을 벌린다.
하지만 쪽박을 깰 정도가 되면 칼을 뽑아 들고 난동을 친다.
울부짖으며 대가리가 엉켜서 깨지고 뒹굴면서 피를 보고야 만다.
가난한 이웃을 돕는 자는 겸손해야 한다.
그들은 가난한 이들로 인해 칭찬을 받았다.
그들은 가난한 이들로 인해 자리가 높아졌다.
그들은 가난한 이들로 인해 유명해지기도 한다.
그들은 그들 덕분에 상과 훈장을 받고 상금까지 받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들에게는 가난한 사람들이 없다.
가난한 자를 등에 업고 명예를 누리지 마라.
가난한 자로 인해 상과 훈장을 받으려 하지 마라.
가난한 자의 옷과 밥을 도둑질해서는 절대 안 된다.
가난한 자를 위해 무엇을 했다고 자랑하지도 말아라.
다만 가난한 자의 밥과 죽음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