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사랑시편

우린 한 식구다

침묵보다묵상 2011. 8. 10. 17:08

우린 한 식구다


도망갈 사랑도 없이

증오할 그리움도 없이

무참히 떠내려가다 아득히

 

눈물의 밥 홀로 짓고

눈물의 잠 홀로 베고

눈물의 꽃 홀로 피고

 

다신, 여자의 옷이

내 집에 걸리지 않으리

다짐하고 이를 갈았건만

 

잿더미가 된 가슴에 꽃이 피네

그대가 눈물 닦아주고 안아주셔서

사랑만이 온전케 하리라 노래하네

 

사랑 아니면 그 무엇이 치유하랴

사랑 아니면 그 무엇이 보상하랴

사랑 아니면 그 무엇이 용서하랴

 

식구들아 한 솥밥 한 밥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자 웃으면서

얼싸 안으며 화사하게 피어나자

 

우리가 꽃이 아니면 그 누가 꽃이랴

우리가 식구 아니면 그 누가 식구이랴

우린 식구다 오오! 하늘 아래 한 식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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