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노동시편

시인은 비겁하다

침묵보다묵상 2011. 8. 4. 20:52

시인은 비겁하다  

 

 

 

순천만 갈대들이 속삭인다.

'시인은 겁쟁이다'

 

갈대 숲 도요새가 맞장구친다.

'맞다, 시인은 겁쟁이다'

 

섬진강 물줄기가 수군거린다.

'시인은 비겁하다'

 

망덕 포구의 달도 끄덕인다.

'맞다, 시인은 비겁하다'

 

비루한 시대의 뒷골목에서

숨어, 시를 쓰는 시인들아

모여, 술이나 치는 시인들아

 

청송녹죽(靑松綠竹)

가슴에 꽂히는

시인의 노래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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