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이 만나러 가는 날
새벽 2시입니다. 솔이는 1시까지 공부하다 잠들었습니다. 하지만 승아는 그만 자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 4시까지 공부하겠다며 버팁니다. 공부하라고 잔소리 한적 별로 없는데 저희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들이 고맙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 입어야했지만 어두움도 별로 없이 밝고 착하게 커준 아이들, 아이들의 고운 심성을 지켜보면서 "이 아이들이라면 결혼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가졌고 하나님의 축복으로 보내주신 당신을 만났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아이들을 '혹' 또는 '짐'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대로 우주보다 귀한 이 아이들은 별 같은 존재들입니다. 조금만 다독여주면 주님께 귀하게 쓰일 재목이 될 것이라고 믿고 믿기에 아직은 당신께 드릴 것이 별로 없는 가난한 저는 별 같은 두 아들을 선물로 드리려고 합니다.
거의 10년 동안 두 아들을 혼자 키우느라 힘들었지만 이 아이들을 저버리려고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귀한 일꾼으로 잘 키우라는 주님의 명령을 받고 순종하려고 애썼습니다. 넘어지려고 할 때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할 수 있다" 소리치며 찬송을 불렀고, 더 외롭고 힘들면 지하 기도실에 숨어 고함지르며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홀아비의 아이들이라고 손가락질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더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기 위해 공연장을 찾아다녔고, 노래자랑 대회도 출전하고, 자원봉사 활동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늘 붙어 다니는 저를 보고 어떤 사람은 '캥거루 아빠'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다짐했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고난이 있지만 잘 이겨내면 축복주실 거야. 다른 사람보다 2-3배 더 노력해서 꼭 축복 받도록 하자"라고 아이들에게 당부하며 기도했습니다.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주님이 주신 선물임과 동시에 저를 일으켜 세워주고 버티게 해주는 큰 힘이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키워온 게 아니라 아이들이 아빠를 지켜주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진정으로 기도합니다. 이 아이들이 당신의 진짜 아들이 되기를, 당신의 사랑 안에서 거듭 태어난 아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공부도 잘하고 마음도 착한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어 새 엄마를 기쁘게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합니다.
저의 꿈은 평온의 가정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 당신과 아이들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결코 편안함을 원하거나 기대려고 하지 않습니다. 가족을 위해 수고와 짐을 마다하지 않는 가족의 일꾼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당신과 현진이, 승아와 솔이까지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가족부대(대장 = 최승주, 부대장 = 조호진, 부대원 = 현진, 승, 솔)로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계획하셨으니 이제 축복도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서로 사랑하고 사랑하며 의지가지 하는 가족이 되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할 것입니다.
내일 현진이를 만나 서로 더욱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현진이가 저에게서 따듯한 느낌과 그리움을 간직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습니다. 기대해도 좋을 내일입니다.
[200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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