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보냅니다.
빛나고 반듯한 것들은
모두 팔려가고
상처 난 것들만 남아 뒹구는
파장 난 시장 귀퉁이 과일 좌판
못다 판 사과 한 움큼 쌓아놓고
짓물러진 과일처럼 웅크린 노점상
잔업에 지쳐 늦은 밤차 타고 귀가하다
추위에 지친 늙은 노점상을 만났네
상한 것들이 상한 것들을 만나면
정겹기도 하고 속이 상하기도 하는 것
"아저씨 이거 얼마예요!"
"떨이로 몽땅 가져가시오!"
떨이로 한 움큼 싸준 과일들
남 같지 않은 것들 품에 안고 돌아와
짓물러져 상한 몸 도려내니
과즙 흘리며 흩뿌리는 진한 향기
꼭 내 몸 같아서
한 입 베어 물다 울컥거렸네
(졸시 '상처 난 것들의 향기' 전문)
- [FW] HSJ
오늘 응답처럼 고도원의 편지에서 상처 입은 사람을 사랑할 때라는 제목으로 메일이 날라 왔습니다. 당신의 메일을 읽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눈물 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상처가 나의 사랑을 깊게 할 거라는 것 또한 깨달았고, 그것보다 그냥 내 앞에 서있는 J가 나를 당황케 할 정도로 가슴 뛰게 하는 것입니다.
당신을 불러내고 싶은 것은 꾹 참고 있습니다. 아직은 내가 더 튕겨야 한다는 이성이 그렇게 시킵니다. 완전범죄처럼 당신과 연애한다고 했는데 얼굴이 달아오를 정도로 당황하고 있는데 가능할런 지….
[2005-11-01]
출처 : 그남자 그여자의 재혼일기
글쓴이 : 햇살 따스한 뜨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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