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아들로 오신 당신은
평화의 떡과 잔이 된 당신은
우리들에게 평화를 주기 위해 오신 당신은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갚으라 하지 않으시고
누군가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돌려 대주고
누군가 속옷을 가지려고 하거든 겉옷까지 내주고
억지로 오(五)리를 가자고 하거든
십(十)리를 같이 가주라고 하셨습니다.
아아, 당신은 도대체 어찌하자고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까.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습니까.
아아, 당신은 도대체 어찌하려고 배신의 칼에 꽂힌 채
억울하고 참혹한 십자가 처형으로 끝내 죽어가면서도
보복과 증오, 전쟁과 재앙이 아닌 평화로 끝끝내 부활하셨습니까.
평화의 하늘이신 예수님!
평화의 생명이신 예수님!
평화의 밥상이신 예수님!
미움과 증오로 갈라선 이 민족을 어찌하시렵니까?
아직도 정전 중인, 평화 없는 한반도를 어찌하시렵니까?
민족 공멸의 핵전쟁을 게임 정도로 여기는 남북을 어찌하시렵니까?
한반도의 대결을 부추기며 전쟁무기를 파는 아메리카를 어찌하시렵니까?
당신이 또 다시 죽어주셔야겠습니다.
오른뺨 왼뺨 양쪽 뺨을 마구 때리는 사람들을 위해
눈에는 눈으로, 이는 이로 갚는 보복의 시대를 위해
속옷뿐 아니라 겉옷마저 빼앗는 강도의 세상을 위해
박해한 자와 당한 자가 증오하며 싸우는 시대를 위해
한국 교회에서 문전박대 당하신 예수님!
우리들에게 조롱과 놀림을 당하신 예수님!
죄송하지만 저희들에게 또 다시 오셔서 죽어주셔야
저희들이 그나마 살겠으니 부디 오셔서 죽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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