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위하여
용서는 한 번의 결심이나
행동으로 이뤄지는 사건이 아니다.
용서는 긴 여정, 그것도 험난한 여정과 같다.
용서의 여정이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용서의 여정을 시작하면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용서 여정의 첫 번째는 '인정'이다.
억울한 피해는 서서히 때론 급격하게 모든 것을 흔들어 놓는다.
자존감은 낮아지고, 인간관계는 힘들어지고, 재산 피해도 입는다.
마음은 늘 증오심으로 가득 차 있어 좋은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용서가 시도되기 전에 먼저 피해로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인정해야 한다.
용서 여정의 두 번째는 '치료'이다.
자신이 상처 입은 것을 확인하고 인정한 다음에 치료받아야 한다.
원한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상처를 치료하지 않으면 삶은 상처의 지배를 받고 점점 더 망가진다.
상처는 전문가나 주위 사람의 돌봄을 받거나 스스로 자신을 돌봄으로써 치료될 수 있다.
상처가 치료되려면 '애도'(哀悼)가 있어야 한다.
애도는 중요한 것의 상실에 대한 반응이다.
'내가 이렇게 되었구나!'라고 인정하고 '울어야 한다.'
애도하지 않으면 과거와 상처에 매인다.
애도는 상실로 망가진 자신을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하기'이다.
힘들고 어렵지만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야기한다는 것은 비록 힘이 없어서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그로 인한 상처가 자신을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고 가해자에게 항의하고, 세상에 알리고, 자신에게 상기시키는 것이다. 이야기한다는 것은 애도하는 것처럼 상처 입은 자아를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치료에서 '좋은 경험하기'는 필수적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아파해 주는 사람,
함께 분노해주는 사람, 곁에 있어주는 사람과의 만남은 좋은 경험이고 새로운 경험이다. 좋은 경험들은 원한 감정을 견딜 수 있게 해주고, 망가진 자아를 치료해 준다. 상처가 어느 정도 치료되면 피해자는 망각과 보복이 아니라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러면 용서의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손운산 이화여대 교수의 <따듯한 경험 흐믓한 이야기> 중에서
'치유상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56회 영성치유수련 소감 (0) | 2013.08.31 |
---|---|
손운산 교수의 낯선 이를 환대하라 (0) | 2013.07.29 |
손운산 교수의 용서에 대해 (0) | 2013.07.29 |
손운산 - 강요된 용서 (0) | 2013.07.29 |
발언 십계명/ 금언 십계명 (0) | 2013.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