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예수시편

움막 - 치유

침묵보다묵상 2013. 6. 1. 12:34

움막

- 치유

 

 

 

오십 넘도록

슬픈 움막에서

꼼짝달싹하지 않던

눈물의 아이를 불러냈다.

 

 

- 미안해, 너를 그대로 둬서

- 미안해, 너를 울도록 해서

 

 

순한 그 아이의 손을 잡고서

엄마가 달아났던 뚝방 길을 걷는다.

홀아비와 살던 신정동 판잣집에 눕는다.

아버지를 기다리며 저녁밥을 곤로에 안쳤다.

 

 

- 혼자 지내느라 많이 외롭고 힘들었지.

- 이젠, 외롭게도 슬프게도 하지 않을게!

 

 

외로웠던 그 아이을 데리고

봄 햇살 환한 뚝방 길을 걷는다.

안양천 맑은 물에서 물장난을 한다.

하늘에선 종달새가 지지배배 노래한다.

 

 

그 아이가 씨~익 웃는다.

수줍은 그 웃음이 그 아이다.

그 아이는 눈물의 아이가 아니라

순한 물처럼 맑게 흘렀을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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