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막
- 치유
오십 넘도록
슬픈 움막에서
꼼짝달싹하지 않던
눈물의 아이를 불러냈다.
- 미안해, 너를 그대로 둬서
- 미안해, 너를 울도록 해서
순한 그 아이의 손을 잡고서
엄마가 달아났던 뚝방 길을 걷는다.
홀아비와 살던 신정동 판잣집에 눕는다.
아버지를 기다리며 저녁밥을 곤로에 안쳤다.
- 혼자 지내느라 많이 외롭고 힘들었지.
- 이젠, 외롭게도 슬프게도 하지 않을게!
외로웠던 그 아이을 데리고
봄 햇살 환한 뚝방 길을 걷는다.
안양천 맑은 물에서 물장난을 한다.
하늘에선 종달새가 지지배배 노래한다.
그 아이가 씨~익 웃는다.
수줍은 그 웃음이 그 아이다.
그 아이는 눈물의 아이가 아니라
순한 물처럼 맑게 흘렀을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