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 중에 높은 곳에 올라가 야경을 보면
붉은 십자가가 도시를 온통 점령한 것 같습디다.
도시가 아니라 십자가의 무덤 같다 이 말씀입니다!
입으로만 주여 주여! 이웃 사랑 어쩌고 할뿐이지
사랑은 개뿔 이웃에게 피해나 주지 말라고 그러슈!
예수천국 불신지옥? 아유, 예수쟁이들 골치 아픔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이 저에게 예전에 들려준 말입니다.
제가 알던 예전의 제가 그 사람들보다 더 먼저 했던 말입니다.
교회를 다니면서도 그 말이 틀렸다고 반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다시 채찍을 잡으며 탄식하며 분을 내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교회, 만민이 기도하는 내 아버지의 집이 아니라 강도의 소굴이 되었구나!
교회, 가난한 이웃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는데 외려 눈물을 흘리게 하는구나!
교회, 부자와 권세자와 위선자들이 차지했으니 내가 더 이상 출입할 수 없겠구나!
교회, 진리로 자유로워야 할 곳이 온갖 쇼와 사술, 이권다툼과 이벤트 행사장이 되었구나!"
세속화 된 교회는 세상 비난을 받아 마땅하고
부자가 된 교인들의 차량들로 주민들은 불편하고
세상 싸움판보다 더 큰 싸움판을 벌이는 추태를 마다 않고
사랑은커녕 자기들끼리 희희낙락하는 부끄러운 이 형국에
키 작은 목자가
눈 맑은 목자가
쉰 넘은 나이에 교회를 또 개척했습니다.
정치학박사에 교수생활로 지위도 웬만했고
중앙일간지 전문위원-언론인으로 권세도 누렸건만
그 무슨 바람이 났다고, 하나님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악한 그 땅에서 신발을 벗으라니, 맨발이 되었고
그것들을 다 내려놓으라고 하니, 다 내려놓고서
아주 작고 쓸쓸하고 외로운 예배당에서 어제 새벽도
오늘 새벽도 내일 새벽도 주님께 잠잠히 기도드립니다.
새벽예배 교인이라고는 저와 여 집사님 달랑, 두 명뿐입니다.
아프리카 단기사역을 떠난 아내가 주일 귀국하면 좀 낫겠지요.
그런데 묘한 일입니다. 교회를 지나칠 뿐 은혜를 모르던 제가
이 작고 보잘 것 없는 예배당에 등록한지 일주일 조금 넘었는데
오직 말씀과 기도에 매달리는 목자에게서 은혜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군말 말고 작은 목자에게 잘 붙어 있으라는 주님 부탁에 순종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하나 생긴 교회는 맞는데
오가는 이 별로 없는 초라한 교회는 맞는데
이 장마난리에 비 피할 곳이 없다고 하시는 주님이
대형교회의 그 호화판에서 그 누구도 아는 척 안더라며
작디작은 새벽별교회에서 손 모두어 새벽예배를 드립니다.
온 천지에 교회가 깔렸어도, 교인이 천만 어쩌고 하는데도
내가 외롭다고, 머리 둘 곳이 없다면서 슬퍼하시는 주님이
내가 배고프고 추워서 겨울 길을 맨발로 걷는 것 같다는 주님이
몇 사람 안 되는 작은교회 새벽별교회를 오시어서 같이 예배드리십니다.
찬도 별로 없고 식탁이 초라한데도 맛있다며, 훈훈하다며 좋아하십니다.
저 그래서
새벽별교회,
주님의 몸 된 교회에서
은혜의 찬송을 부르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외롭고 쓸쓸한 예배당에서
외롭고 쓸쓸했던 서른셋의 인자 예수
그 주님을 모시고 눈물의 기도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맨발로 끌려가신 예수그리스도
그 가난의 영성에 흠뻑 적시어져서
주님의 눈물과 십자가의 길을 따르려고 애쓰렵니다.
새벽별 교회,
눈 맑고 키 작은 목자를 따라서
다신 유리하지 말며 허랑방탕하지 말며
샘물 같은 말씀을 새벽마다 받아 마시며
죄 많은 영육의 더러움을 씻어 내리겠습니다.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아파트 상가 2층에 위치한
새벽별교회, 참 작은 교회에 제 영혼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카페지기로 나섰습니다.
이름 하여 '새벽별교회, 어둠의 시대에 빛나는'
갈급하거든, 외롭거든, 주님이 그립거든 카페도 들려주시고
그 교회가 주님의 몸된 교회라면 기도로 연합해주시면 좋겠고요
그 교회에 주님은 아니 계시고 세상 정욕이 장악한 곳이라면 이리 오셔서
새벽별교회에서 주님과 함께 예배도 드리고 조촐한 식사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샬롬!
주의 이름으로 초대하니 기꺼이 오소서!
카페지기 침묵보다묵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