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방/사랑편지

[스크랩] [그대에게 부친 연서(戀書) 15]

침묵보다묵상 2011. 8. 1. 17:45

밤보다 어둡던 낮에 쓴 시


천둥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쳤는데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비바람에 떨어진 낙엽들이

어둠에 밟혀 떨고 있는데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술꾼마저 사라진 거리를

급습한 한파가 점령했는데도

쓸쓸하지 않았습니다.

이 세상 천지에

무심함만 차고 넘쳐서

쓸쓸한 사람들이 울고 있을 때

단 한 사람 내 곁에 있어

두렵지도 무섭지도 쓸쓸하지도 않았습니다.


[2005-11-28]

출처 : 그남자 그여자의 재혼일기
글쓴이 : 햇살 따스한 뜨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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