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의 노래
저들의 눈빛을 보아라도 다오.
저들의 노래를 들어라도 다오.
저들의 목숨을 막지라도 마오.
연변, 용정, 장춘, 화룡, 하얼빈
그 어디메서 살다온 저 눈빛들은
무얼 말하고 싶어 저리 절절한가.
부르면 부를 수록 목이 메어 터져서
울음 일렁이는 노래를 저리 부르는가.
이리 떠돌고 저리 떠돌다 허기진 남부여대
고단한 이 목숨들은 언제쯤 끝날 수 있는가.
조국도 핏줄도 아무 소용 없더라.
연변 사투리에 천대 멸시 당했다.
부모형제도 일가친척도 다 흩어졌다.
잘 살자고 왔는데 잘 죽지도 못했다.
가도 오도 못하는 이주민 행자병자라.
이 땅에 살다가 내 신세가
처량하고 가엾어서 울음 울다
혹시 가리봉 벌집동네에 오거든
끝내 울음 우는 저 눈빛을 보아라.
끝내 부르다 토하는 저 노래를 들어라.
끝내 목숨을 던지고 떠난 죽음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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