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기 쉬운 '신장' 이런 것 주의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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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근 교수의 한방클리닉] 체액, 혈압, 뼈의 칼슘 농도 성기능까지 관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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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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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가 어릴 적 고향을 생각하면 파란 하늘과 맑은 시냇물이 흐르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곳에서 물고기도 잡고 헤엄을 치기도 했었으리라.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 맑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를 바라보고 깨끗한 물에 발을 담그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개발과 농약과 각종 생활 쓰레기나 폐수로 그 시절의 시내나 강은 더 이상 맑지 않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신장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다른 무엇보다도 혈액을 걸러서 몸에서 필요하지 않은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능일 것이다. | | 물론 과거 오염으로 신음하던 한강에서 이제 다시 열목어가 살고 전주천에서는 수달이 살 정도로 깨끗해지기도 했다. 하천으로 들어오는 깨끗하지 못한 물을 걸러내고 오로지 맑은 물만 흐르도록 노력을 한 결과일 것이다.
종교적 관점에서 보건 아니면 과학적 관점에서 보건 인간의 몸은 매우 정교하고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래서 인간은 신체적으로도 다른 동물에 비해서 열등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동물을 이기고 이 지구상의 지배자가 된 모양이다.
게다가 인간은 질병이나 기타 손상으로 망가지기 쉬운 기관은 하나가 아닌 둘이 되도록 하는 완벽함을 갖추었다. 바로 이런 부류에 속하는 장기가 바로 신장이다.
얼핏 보면 머리나 심장을 두 개씩 갖추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신장이 두 개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만큼 신장의 역할이 중요하고 또 자칫 쉽게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신장은 우리 몸 안에서 만들어지거나 들어 온 노폐물을 배설하는 역할을 하는 장기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 몸이 일정한 체액의 농도를 갖도록 하고 전해질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일정한 몸의 환경을 갖추도록 조절하는 장기이다. 뿐만 아니라 몸에서 배설되는 정도를 조정함으로써 뼈의 칼슘 농도를 조절하기도 하고 혈압을 조절하며 심지어는 적혈구를 만드는 호르몬을 분비하기도 한다.
신장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다른 무엇보다도 혈액을 걸러서 몸에서 필요하지 않은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능일 것이다. 깨끗한 물이 항상 흐르도록 하자면 오염된 물을 걸러내는 장치가 필요하다.
가정마다 수돗물을 믿지 않아 정수기를 설치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수기가 흙탕물을 여과하여 깨끗하고 맑은 식수로 바꿀 수 있듯이, 신장도 각종 대사 과정을 통하여 혼탁해진 혈액을 여과하여 깨끗한 피가 몸속에 흐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신장은 깨끗한 피를 공급하기 위하여 쉴 새 없이 일한다. 비록 무게로 따지면 300그람 정도여서 체중의 20분의 1에 지나지 않지만 혈액량은 심장에서 나오는 전체 혈액의 40%가량을 받게 된다.
그러기에 일차적으로 혈액량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한다. 몸의 혈압이 낮거나 혈액량이 부족하면 몸 밖으로 나가는 소변의 양을 줄이고 반대로 혈압이 높거나 혈액량이 많으면 배출되는 소변의 양을 늘리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루에 신장을 통과하는 혈액량은 대략 5톤 정도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보통 적은 용량의 폐수 처리 시설의 용량은 대략 수 톤에서 수 십 톤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소규모 공장에서 가동되는 하수나 폐수 처리 능력을 사람 개개인 마다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혈액을 걸러서 만들어지는 소변량은 약 180리터 정도 된다고 한다. 이 중 99%는 재흡수 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몸 밖으로 배출되는 소변의 양은 대략 1.8리터 정도가 된다. 그래서 기계적으로 보면 매우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엄청난 몸의 대사를 위해 많은 양의 물을 마셔야 하지만 몇 시간이고 물 한 방울 마시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처럼 물을 대부분 재흡수 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다. 어떤 학자들이 오랜 가뭄으로 물이 부족한 시기에 공룡은 이러한 재흡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결국 물 부족으로 공룡이 멸종되었다고 하는 주장도 신장의 역할을 고려하면 매우 타당성이 있는 주장이 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한 단순히 물만을 재흡수 하는 것이 아니라 신장에서 일차적으로 걸러진 물질 가운데 몸에 이로운 단백질이나 영양소들은 다시 재흡수 하여 사용하는 효율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신장이 매우 효율적이라 해서 무쇠처럼 항상 튼튼한 것만은 아니다. 항상 노폐물을 배설하고 재흡수하기 때문에 쉽게 손상을 받기 쉽다. 손상을 받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신장에 생기는 염증을 들 수 있다.
신장에 발생하는 염증은 주로 면역 기능의 이상으로 오게 되는 수가 많다. 급성 신염 또는 이 증상이 오래 지속되어 발생하는 만성 신염의 상당수가 면역 기능의 이상으로 초래된다.
▲하루에 신장을 통과하는 혈액량은 대략 5톤 정도라고 한다. | | 보통은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온 이물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면역복합물질이 정수기의 필터에 해당하는 신장의 기저막을 손상시키는 것이 원인이다.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몸이 허약해지거나 면역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편도선염과 같은 질환을 앓고 난 후에 이런 신장 손상이 발생하는 수가 많다.
다음으로는 각종 몸 안으로 들어오는 여러 가지 독성물질을 들 수 있다.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음식이나 약물은 간이 아니면 신장에서 배설되도록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신장에 치명적인 독성물질이 여과되면 신장을 손상시키게 된다.
신장에 독성이 있는 진통소염제나 항생제 및 사용이 금지된 일부 한약재 등도 신장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약물을 처방할 경우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카드뮴이나 수은과 같은 중금속이나 클로로포름 등과 같은 각종 화학물질에 의한 신장 손상도 여전히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 신장 손상으로 신부전까지 악화되는 원인으로는 당뇨병을 들 수 있다. 과거 채식 위주의 식단에서 육류 및 고열량 식단으로 바뀌고 여기에 각종 인스턴트식품에 운동부족과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까지 겹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의 발생은 날로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부전 환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신장 손상을 막는 방법 중의 하나는 체중 조절 및 식습관의 변화라 할 수 있다. 평소 적당한 운동을 해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고열량 또는 각종 화학물질로 범벅이 되다시피 한 인스턴트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신장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소금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소금 섭취는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양의 최소 2배에서 4배 정도 많다. 한마디로 짭짤하거나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데 익숙해진 것이 우리 민족이다. 하지만 이는 신장에 일을 많이 시키고 결국 신장을 손상시키는 요소가 되므로 담백한 음식을 즐기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과로를 피하도록 하고 가급적이면 농약이 덜 오염된 자연식 위주의 음식이나 짜지 않은 발효 식품 들을 섭취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신장 기능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수박이나 팥, 옥수수수염 및 호박 등을 커피나 술 대신 마신다면 신장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수박은 신부전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오사마 빈 라덴을 완치 시킬 정도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검은색의 식품, 예를 들면 검은깨나 검은 콩 등은 전통적으로 신장의 기능을 돕는 약으로 분류되어 있다.
실험적으로는 인삼이나 황기와 같은 한약은 떨어진 신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런 식품이나 한약을 활용하는 것도 떨어진 신장 기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신장이 단순한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기능 외에도 뼈를 튼튼하게 하고 노화를 방지하고 나아가 성기능까지 관여하는 장기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건강한 신장을 가지는 것이 결국 건강한 삶을 오래도록 누리면서 장수하는 길임을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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