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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군포시장에게 띄우는 공개질의서

침묵보다묵상 2012. 10. 10. 14:17

 

시장님, 여름휴가를 왜 업자들과 골프장에서 보내십니까?

김윤주 군포시장에게 띄우는 공개질의서

 

 

 

 

이 시대의 참 지식인이셨던 리영희 선생님! 군포시 수리동 아파트에서 투병생활을 하셨던 군포시민 리영희 선생님께서는 고을 수령인 김윤주 군포시장님께 <목민심서>를 선물하고는 저희 곁을 영영 떠나셨습니다. 선생님이 시장님께 <목민심서>를 몸소 선물하신 참 뜻은 검소함과 청렴함을 가지고 애민행정을 펼치는 수령이 되어달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입니다.

 

다산(茶山) 정약용은 조선시대의 지방자치단체장인 '수령'을 단 한 번 지냈습니다. 그리고는 유배지에서 쓴 <목민심서>(牧民心書)를 통해 72가지의 대쪽 같은 지침을 남기셨습니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수령의 도리를 새겨주셨는데 그것은 ▲사사로운 청탁은 들어줘서는 안 된다. ▲이익에 유혹 되어서도 안 된다. ▲위세에 굴복해서도 안 되는 것을 철칙으로 세워주셨습니다.

 

다산은 고을에 새로 부임하는 수령에게 "취임 전 하룻밤은 반드시 이웃 고을에서 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새로운 수령이 취임하면 수령에게 인사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마련이고 그러게 되면 그들은 그 고을에서 자게 될 터이고, 결국엔 그로 인한 폐해가 백성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불문가지이기 때문에 이웃 고을에서 숙박하라고 강권한 것입니다.

 

다산이 수령의 자질로 손꼽은 것은 '검소함'과 '청렴함'입니다. 그래서 "의복은 성글고 식사는 네 접시를 넘지 않도록 한다. 함부로 낭비하면 재정이 부족하고 재정이 부족하면 백성을 착취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다산의 이 가르침은 당시 조선시대이든 그로부터 200여년이 지난 2012년 현재이든 아니면 후손들의 미래이든 간에 반드시 지켜야 할 공직자의 참 모습일 것입니다. 이와 함께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할 두 가지 원칙으로 '법'과 '민생'을 강조하시면서 공직자의 부정부패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를 이렇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상관의 명령이 공법에

어긋나고 민생에 해를 끼치는 것이면

굽히지 말고 꿋꿋이 자신을 지켜야 한다.

나라를 망하는 게 하는 것은 외침이 아니라

공직자의 부정부패로 민심이 돌아서는 것이다."

 

다산은 대쪽 같은 수령이었지만 그 마음 바탕에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愛民)이 절절하게 흘렀습니다. 수령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자신과 공직자에겐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지만 백성들은 긍휼한 마음으로 섬기는 자애로운 수령이었습니다. 고을을 운영함에 있어 최우선으로 삼은 것은 그 사회에서 가장 약자인 고아와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구제하는 애민행정을 펼쳤던 것입니다.

 

김윤주 군포시장님!

 

김 시장님은 2012년 10월 현재, 10년째 군포시장 직을 수행 중인 3선 시장입니다. 다산보다 두 번이나 더 수령직을 수행하고 계신 것입니다. 우선 여쭤볼 것은 리영희 선생님이 선물해주신 <목민심서>를 읽어 보셨는지요. 읽어 보셨다면 목민심서의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하고 계신지 여쭤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책 읽기의 덕목은 지식을 쌓기 위함도 아니고, 행세하기 위함이 아니라 책에 담긴 지혜와 지식을 마음에 새기면서 실천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런데 시장님은 <목민심서>의 첫 번째 가르침인 '부임'(赴任)에서부터 수령의 도리를 위반했습니다. 군포시민들이 3번이나 뽑아주었으면 청렴한 목민관으로서 봉사행정을 펼쳐야 마땅할 터인데 시장님은 원님 행차부터 시작했습니다. 다산은 고을에 새로 부임하거든 백성들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을 금하라고 가르쳤건만 시장님은 군포에서의 부임 행사도 모자라서 남의 고을까지 찾아가 3선 수령의 위세를 과시했습니다.

 

시장님은 고향이자 자매도시인 경북 예천군에서 열리는 2010 군민제전에 공무원과 시민 등 400여 명을 대동하고 참석하셨습니다. 3선 시장 당선의 기쁨에 도취하셔서 그리 하셨겠지만 버스 10대까지 동원해 금의환향한 것은 공직자로서 마땅한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그 행사장에서 군포시민과 관변단체 기관장들을 도열해놓고 마치 개선장군처럼 악수하면서 위세를 과시했습니다. 고향 사람들에겐 시장님의 3선 시장 당선이 자랑스러웠겠으나 군포시민들에겐 낯 뜨거운 행동이었습니다.

 

다산은 수령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 중에 첫 번째로 '준법'(遵法)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시장님은 '법'을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보다는 교묘하게 이용해야할 도구로 삼았습니다. 시장님께서는 자신의 역점 시책인 '책 읽는 군포'의 치적을 홍보하려는 의도로 '김윤주 책 읽는 조형물'을 군포시청 현관 입구에 설치했습니다. 설치 근거도 없는 시장님의 조형물은 청사에서도 목이 가장 좋은 북카페 입구를 100일가량 불법 점유했습니다.

 

반면에 가난한 서민들의 생계 수단은 불법이란 이유로 무자비하게 처리했습니다. 시장님도 잘 아시다시피 군포시는 최근에 조폭과 보훈단체 관계자, 공무원까지 동원해 노점을 강제 철거시켰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조차 적법하고 정당하게 행정을 집행하는 공무수행이 아니라 폭력과 횡포가 난무했던 것으로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언론보도에 의해 드러났습니다.

 

살길이 막막해서 거리에 나온 노점상들의 시설물은 폭력과 협박을 사용해서라도 강제 철거하면서 시장의 불법 시설물은 공무원들이 각별하게 관리했습니다. 관련 근거도 없는 시장님의 조형물을 설치하고 관리한 공무원은 상응한 징계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공무원이 인사권자인 시장의 뜻을 거스르고 불법 점유한 시장님의 조형물을 철거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법과 원칙을 밟고 올라선 지방권력에 의한 지방자치제의 폐단이고 그 수하로 생계를 이어야 하는 지방 공직사회의 슬픔입니다.

 

일부 시의원과 시민들은 시장의 우상화 노름을 왜 시청에서 하느냐고 항의하며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군포시는 외면했습니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을까요? 살아 있는 김연아 선수의 5억짜리 동상을 만드는 것만 해도 큰 문제였는데, 여기에 한술 더 떠서 공덕비에 비견할 수 있는 시장님 개인 조형물을 시장의 안방도 아닌 청사에 설치한 것은 그 세도와 오만함이 하늘을 찔렀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매우 비상식적인 사건이 군포에서 그것도 시민의 공적 공간인 시청에서 발생한 것에 대해 상식적인 가치관을 가진 군포시민들은 이를 규탄하는 바입니다.

 

첫 번째 공개 질의를 하겠습니다.

 

시장님의 책 읽는 조형물을 ▲어떤 작가가 왜 제작했는지? ▲선물인지 뇌물인지? ▲조형물 가격은 얼마인지? ▲어떤 경로를 통해서 받았는지? ▲군포시청 현관에 언제 설치했는지? ▲불법을 무릅쓰고 조형물을 설치한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진실로 진실로 답변해주실 것을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시장님은 올해 여름휴가를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괴산군수와 증평군수는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지역현안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 중앙부처를 방문했습니다. 어떤 자치단체장은 휴식을 취하면서 시정운영 방향을 구상했고, 어떤 자치단체장은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냈고, 어떤 자치단체장은 <목민심서>를 읽으면서 수령의 자세를 고쳤고, 어떤 자치단체장은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장님께서는 매년 여름휴가를 경기도 가평의 A골프장과 B골프장, 펜션 몇 동을 통째로 빌리고, 물가에 텐트를 치는 등으로 여름휴가를 시끌벅적하게 보냈습니다. '베이스캠프'라 불리는 시장님의 여름휴가지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건설업자를 비롯한 지역기업인들과 유관기관 기관장, 민주당 지방정치인 등 군포의 실력자로 불리는 수 백 명이 참석했습니다. 시장님은 불러 모은 지역의 실력자들과 골프 회동을 갖고, 술과 음식을 나누면서 여름휴가를 보냈습니다.

 

다산은 수령의 기본 자질로 '검소함'과 '청렴함'을 강조했는데 시장님은 이를 통째로 벗어 던졌습니다. 그것은 우화에 나오는 벌거숭이 임금처럼 자신의 권력에 도취한 모습입니다. 공직자가 아닌 권력자로 탈바꿈하신 시장님께서는 매년 여름이면 베이스캠프를 설치해서 건설업자와 기관장, 지방정치인 등을 줄 세웠고 캠프에 초대받은 실력자들은 시장님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회비까지 챙겨서 참석했습니다. 특히, 기업인들은 시장님의 초청을 오래도록 기다렸을 것입니다.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며 은밀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시장님에게 청탁이나 유착을 꾀한 지역 실력자들에게 올해 여름은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우화에서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사실 그대로 소리친 목격자는 어린이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어린아이 같은 진실한 마음과 목소리로 "김윤주 시장님의 여름휴가는 자치단체장의 기본 덕목과 공직자의 자세를 아주 저버린 부도덕한 행동 이었다!"라고 사실 그대로 소리치겠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공개 질의를 하겠습니다.

 

▲'베이스캠프'를 치고, 골프모임을 갖는 등의 여름휴가는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 ▲여름휴가를 가족과 보내지 않고 지역 실력자들을 불러 모아서 보내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올해 베이스캠프에 참석한 정치인, 기업인, 기관장 명단을 공개할 것을 촉구합니다. ▲올해 골프비용과 식사비, 숙박비, 술값은 얼마나 들었고 어떻게 충당했는지에 대해 공개할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김윤주 군포시장님!

 

군포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시민혈세로 불법 시공된 김연아 동상 사건으로 인해 군포는 부끄러운 도시가 됐습니다. 시장님의 불법 점유 시설물이었던 조형물로 인해 군포시는 이상한 도시가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장님의 부당한 개입으로 인해 군포에는 두 개의 문화원이 존재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등 비상식적인 일들이 시장님과 군포시에 의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2년 10월 현재 군포에서 시급한 것은 정치적 이벤트로 흐르는 '책 읽는 군포'가 아니라 '부정부패와 권력의 횡포를 청산하는 개혁 군포'입니다. 그것은 군포는 지방권력자가 마음대로 주물러도 되는 도시가 아니라 29만 시민들의 꿈과 희망이 살아 숨 쉬어야 할 소중한 터전이기 때문입니다.

 

시장님은 민선5기 지방선거에서 시민단체를 비롯한 개혁세력의 도움으로 3선 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시장님은 후보시절 당시, 시민단체와 진보세력들과 협의하면서 시정을 이끌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은 시장님에 의해 가차 없이 파기됐고, 개혁과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시장님은 권력을 독점하고 심지어 사유화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시장님의 오만과 불통을 보면서 시장님의 당선을 위해 힘을 모았던 우리들은 제 발등을 찍은 부끄러움을 반성한 저희들은 이런 불상사를 책임을 지기 위해 '군포시 비리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개혁 군포 세우기에 나섰던 것입니다.

 

다산이 수령과 벼슬아치들에게 들려준 준엄한 가르침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조선시대의 진정한 선비이자 공직자가 남긴 서슬 푸른 경고를 무시하지 말기를 당부합니다. 법과 백성을 짓밟고 올라선 권력남용의 대가가 어떠한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군포시장과 군포공무원들은 옷깃 여미며 새겨듣기를 간곡히 촉구합니다.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입니다.

 

"벼슬벼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두려워할 '외'(畏)자 한 자뿐이다.

법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두려워하고

마음에 언제나 두려움을 간직하면

혹시라도 방자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2012년 10월 08일

군포시 비리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