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예수시편

자비에 대해

침묵보다묵상 2011. 8. 10. 16:45

자비에 대해

 

   

 

그대들이 긍휼히 여기던 그들이

그대들의 순정을 욕되게 하였다.

그대들의 거룩함이 먹칠 당했다.

그대들의 고급승용차 주변에 얼씬거리던

하찮은 그들이 체면을 구겼으니 그대들은

흉포한 자에게 사랑은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고

무지한 자에게 자비를 베풀 바엔 차라리 개나 주자고

그렇게 쑤군대며 성토하다 개에게 뼈다귀 던지듯이

값싼 선물 쌓아놓고 기념촬영을 한 뒤 속히 떠났다.

"씨벌, 뭘 볼게 있다고 우리가 원숭이야!"

"야야, 믿는 것들이 더해 하나님은 무슨!"

상처 입은 짐승처럼 웅크렸던 그들은

거짓 자비를 걷어차고 물어뜯으면서도

이녁보다 뒤질세라 앞 다퉈 선물 챙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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