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일기

사람의 삶&짐승의 삶

침묵보다묵상 2013. 2. 28. 11:09

 

가난한 사람은 양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이리입니다.

그래서 긍휼하게 여겨야합니다.

그래서 지혜롭게 도와야합니다.

 

가난하든 부자든

자본가든 노동자든

무학자든 유식자든

사람은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이해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이지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다보면

마음 상하는 일을 반드시 겪게 됩니다.

그것은 가난한 사람의 상처가 그러려니 이해할 만합니다.

진정 화가 나고 맘 상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자들의 위선적인 모습입니다.

 

재주에 탁월한 가짜들은 이웃을 돕는다며 각종 쇼를 부립니다.

그 덕에 상도 타고, 권세도 세우면서 세상의 지면을 장식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런 가짜들을 떠받들고 칭찬하며 소문까지 냅니다.

그러면 알량한 자선가들은 돈과 땅, 집까지 가짜에게 바칩니다.

결국에 가짜의 권세가 권력이 되면서 가짜들의 왕국이 세워지면,

거짓 권력과 법의 수호자들은 가짜의 위법과 위선을 감싸며 손잡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이런 세상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지요?

다만, 괜히 간섭했다가 인생 복잡해 질까봐 한 눈 감고 사는 것이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롭지도, 선하지도 않으면서도,

가짜들의 쇼를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면서도 마음만 상하니

이게 화병이 되어서 새벽에 잠이 깨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이 삭막한 세상에 사랑이 필요합니다.

이 가난한 세상에 나눔이 필요합니다.

이 막막한 세상에 정의가 필요합니다.

이 어두운 세상에 소금과 빛이 필요합니다.

 

남의 것을 탐내고 빼앗는

욕망과 착취와 수탈로 얼룩진

이 세상을 근근하게 살리는 이들은

큰 자가 아니라 사랑의 작은 자들입니다.

혹시, 어딘가 거창한 곳에 후원하고 계신다면

내 후원금이 가짜의 먹이로 전락했는지 점검해 보십시오.

 

가난한 이들을 진정으로 돌보는 작은 자들은

거창한 시설이나 기관을 운영할 능력이 없습니다.

작은 자들은 법인을 세울 힘도 재주도 없기 때문에

언론에 노출도 되지 않고, 세금공제 혜택도 드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작은 자들은 가난한 이들보다 더 가난해지면서 그 길을 갑니다.

 

짐승은 어려움에 처한 짐승을 보면

어려움을 덜어주기는커녕 어서 잡아먹습니다.

사람은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보면

제 옷을 벗어주고, 제 밥을 덜어주면서

고난에 처한 생명을 보살피며 살려줍니다.

 

우리는 짐승의 삶을 살기 위해 사는 걸까요.

아니면 사람의 삶을 살기 위해 사는 걸까요.

 

#. 추신

 

가짜들의 쇼에 열내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닌데,

가짜를 딛는 것은 작은 자의 길로 가는 것인데, 적당히 사는 방법이 없나?

이렇게 잔머리 굴리다보니 이렇게 헤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늦기 전에 작은 자의 길로 가기로 마음을 정하고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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