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보다묵상 2014. 7. 15. 11:59

17년 

 

양주 제조자들도
값비싼 술의 탄생을 위해
발효와 숙성의 오랜 그 세월
17년 혹은 30년도 기다리는데
하물며, 버림받은 사람의 상처가
온전히 아물어 그 영혼 빛나려면
17년쯤은 같이 아파하면서
17년쯤은 함께 눈물흘리며
17년쯤은 기다주어야 하는데
어찌하여 적당히 아파하고
아주 적당히 기도하면서
아주 적당히 기다리다가
끝내 돌아서는 아, 사람들아
17년산 양주에 취한 술꾼보다
발효되지 못한 우리의 눈물이여
숙성되지 않은 우리의 믿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