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사랑시편

상한 사랑의 노래(수정)

침묵보다묵상 2014. 5. 2. 12:20

상한 사랑의 노래

 

 

상한 아이들을
사랑한다 말했습니다.
병든 영혼들을
품겠다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마구 찔렸던 그 아이들이
찔린 것보다 조금 찔렀는데
당한 것보다 조금 돌려줬는데
겨울 담장처럼 맘을 닫고서

덩달아 찍어 버리려 했습니다.

 

미워서 찌 게 아니랍니다.
싫어서 뿌리친 게 아니랍니다.
못 믿을 사랑을 믿을 수 없어 그런  건데

또 다시 버림받을까봐 두려워 그런 건데


새벽 영혼을 불러 깨웁니다.
상한 맘을 치고 가슴을 치며

온전치 못한 사랑을 칩니다.

상한 사랑이 상한 아이에게

봄볕 같은 밥상을 차렸더니
상한 아이가 칼 눈을 거두고
순한 눈빛으로 울며 말합니다.


- 보내지 말아요, 제발 떠나지 말아요.
- 버리지 말아요, 제발 손 놓지 말아요.

찌르면 찔려주는 게 사랑인데
피를 싸매도 괜찮은 게 사랑인데
그러다 아물면 안아주는 게 사랑인데
내 사랑은 그런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나의 품은 둥지가 아닌 광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