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희망시편

내 시가 맞나? 사람의깊이 강

침묵보다묵상 2013. 11. 20. 18:18

십년쯤 바라보면

몸에 들어와 함께 흐를 줄 알았는데

강가에 오래 서성대도

마른 세월만 흘러간다.

 

무딘 강물 같으니라고,

그까짓 한 사람의 마음을 실어가지 못하니

천년을 흐른다고 뭘 바다로 데려 갈 수 있겠느냐.

 

강 가에서

 

한 십년

쓸쓸히 바라보면

짠해서라도 데려갈 줄

알았는데, 기다렸는데

강가에서 이리 서성여도

마른 세월만 흘러가더라

무심한 강물 같으니라고

이까짓 한 사람의 마음도

어서 데려가지 않으면서

그 무엇을 데려가겠다고

천년이나 흐르는 것이냐 

갈대들은 외롭다 서걱대고

하얀 달밤은 저 혼자 밝은데

저희들끼리 흘러가는 무정한

가을 강물의 저무는 소리

 

 

무정한 강물 같으니라고

피어난 꽃들과 희희낙락

하얀 달밤과 살을 섞은

 

조호진 <강> 사람의 깊이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