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동시

고슴도치

침묵보다묵상 2013. 8. 29. 16:47

아프리카 엄마가 떠나자

한국 아빠도 곧 떠났어요.

세상에 남겨진 흑진주 삼남매

가슴엔 응어리 돋친 가시예요.

 

어두운 밤이 오면 무섭고요.

푸른 하늘이 되면 수상해요.

친절한 사람들이 막 찾아와서

돌 대신에 떡을 주시긴 했지만

못 믿을 사랑 때문에 불안해요.

 

느닷없이 떠난 검은 엄마처럼

바다로 가버린 선원 아빠처럼

그냥 떠날 거면 안아주지 마세요.

막 다가와 사랑하는 척 하지 마세요.

무조건 안으면 가시로 찌를 거예요.

 

안으려면 가시가 꽃이 될 때까지

공도 같이 차고 목욕탕도 가야돼요.

검은 등과 누런 등의 때를 밀어주고

곱슬 머리 검은 머리 빡빡 감겨줘요.

찔릴 까봐 두른 가시를 녹여주세요.

엄마아빠처럼 절대로 떠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