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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유쾌한칼국수>

침묵보다묵상 2013. 7. 30. 11:52

 

 (아내가 주문한 떡만두국)

 

나는 밀가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내는 밀가루 음식을 참 좋아한다.

음식 궁합이 맞지 않는 부부들은 외식할 때 충돌하기 쉽다.

모처럼 외식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음식 문제로 다투어 본 적이 거의 없다.

그것은 아내는 나를 배려하고, 나는 아내를 배려하기 때문이다.

부부를 가리켜 '돕는 배필'이라고 한다. 서로 돕고 이해하면 된다.

세계 평화는 가정의 평화에서 시작된다고 믿는 나는 가정의 평화와

아내의 기쁨을 위해 토요일 외식 선택권을 아내에게 기꺼이 위임한다.

 

 

 

(손칼국수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보리비빔밥)

 

 

음식 취향이 다른 우리 부부를 기쁘게 하는 음식점이 있다.

손칼국수와 보리밥, 만두를 안심하고 맛 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다.

이 음식점에 가면 아내는 손칼국수와 팥칼국수를 주로 먹고

나는 보리비빔밥과 만두를 주로 먹는데 양은 푸지고, 맛은 정갈하다.

 

이 음식점의 이름은 <유쾌한칼국수>집으로

부부가 운영하는 이 음식점은 테이블 4개의 작은 가게로

안양종합운동장 건너편에서 시작했는데 손님들에게 양질의 음식을

푸짐하게 제공한 덕분에 손님들이 항상 붐비면서 가게를 늘렸다.

이 음식점의 대표 음식은 손칼국수다, 어머님이 해준 그맛이다.

반죽을 손으로 직접 해서, 칼질을 해서인지 면이 쫄깃쫄깃하다.

손칼국수이기 때문에 손님이 주문해야 조리하는데 그러다보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손칼국수를 기다리는 동안에 주인장이 허기를 달래라고 보리비빔밥을 무료로 제공한다.

유쾌한 칼국수에 대한 손님들의 한결 같은 평가는 "국물이 진하다!", "국물이 별미다!"라는 것.

손님들이 유쾌한 칼국수의 국물을 칭찬하는 것은 바지락을 듬뿍 넣어서 끓였기 때문이다.

 

 

                                                      (싱싱하고 알찬 바지락이 듬뿍 담긴 손칼국수! <유쾌한칼국수>의 대표 선수다)

 

그런데 <유쾌한 칼국수>가 안양에서 과천으로 옮겼다. 

과천소방서 뒤편 2층 널직하고 깔끔한 곳으로 확장 이전했다.

그날, 우리 부부뿐 아니라 60대 초반의 부부도 유쾌한 칼국수의

양질의 음식과 주인장의 정직하고 성실한 모습에 아주 반해서

안양에서 과천까지 찾아서 온 단골 손님이었다. 이집 주인장은 장사꾼이 아니다.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는데, 요즘의 장사꾼들은 정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 음식점 주인부부는 장사꾼으로선 숫기가 별로 없는 쑥맥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얄팍한 상술보다 정직함을 택한 주인장을 따라서 안양에서 과천까지 온 것이다.

 

                                                                           (손칼국수를 준비하고 있는 유쾌한칼국수 안 주인장)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다들, 맛이라고 한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좋은 재료다.

어떤 가장은 외식하지 않는다. 가족에게 독을 먹일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음식점들이 호객하기 위해 인공조미료와 나쁜재료를 서슴없이 사용한다.

음식이 아니라 독을 먹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외식을 꺼리는 이유가 이것이다.

 

<유쾌한칼국수> 주인장은 바지락이 비싸더라도 국내산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배추파동이 일어났을 때도 중국산보다 3~4배 비싼 국산 배추를 사용했다고 한다.

고추가루는 강원도 태백, 전라도 해남, 경기도 비봉의 농민들에게 직접 제공받고,

소금은 민들레교회의 소개를 통해서 구입하고, 팥 또한 국내산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여름철 별미인 콩국수의 재료인 콩은 강원도 철원의 사돈댁 콩을 가져다 사용한다.

 

 

                                     (돼지고기, 두부, 부추, 숙주 등 19가지 재료가 들어간 김치만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주인장이 과천까지 찾아와주어서

고맙다며 김치만두를 서비스로 주셨다. 

주인장의 눈매가 선하다.

서로 정이 들면 손님과 주인 관계에서 좋은 이웃이 된다.

주인장이 준 것은 만두가 아니라 '정'(情)이었다.

아내는 그 정을 먹으며 환하게 웃는다.

휴일의 여유로움과 안심할 수 있는 외식,

주인과 나누는 풋풋한 정으로 인해 행복한 토요일이다.

 

 

                                               (내가 주문한 보리비빔밥. 날씨가 추워지면 국산 팥을 사용하는 유쾌한 팥칼국수를 먹을 계획이다.)

 

나는 보리비빔밥을 먹었다.

서비스 만두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내는 나에게 떡만두국을 덜어 주었고,

나는 아내에게 보리비빔밥을 덜어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맛 있는 음식은 산해진미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덜어주며 먹는 음식일 것이다.

 

 

                                            (우리 부부의 행복한 외식 상이다. 아내는 떡만두국, 나는 보리비빔밥을 먹었다.)

 

 

                                        (아내가 서비스 김치만두를 맛있게 먹고 있다. 아내와 나는 외식하면서 싸운 적이 정말 없다.)

 

나는 가난하지만 쏠 때는 쏜다.

단, 소박하게 쏜다.

소박한 대접은 <유쾌한칼국수>에서 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 연락하시기 바란다.

소박한 대접은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냥 좋은 이웃들과 즐거운 교제를 나누기 위함이다.

그 만남과 교제에서 가장 중요한 몫이 좋은 음식이다.

 

'접대'는 을이 갑에게 이익을 얻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값비싼 음식점과 술집에서 접대해야 하는 고역스런 행위이지만

'대접'은 좋은 이웃과의 교제를 위해서 하는 즐거운 섬김이다.

 

 

                                                                                              나는 <유쾌한칼국수>의

                                                               홍보 자원봉사자를 자임했다.

       그래서 <유쾌한칼국수>를 소개한다.

      꺼리낌 없는 정직함과 유쾌한 마음으로

     좋은 음식점을 당당하게 소개하게 돼 참으로 기쁘다.

 

 

유쾌한손칼국수

02-502-5573

과천시 중앙동 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