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동시

앵벌이 2

침묵보다묵상 2013. 6. 29. 17:09

앵벌이 2

 

오, 자비의 주님!

오늘도 잠잘 곳은 없고

배는 고파 쓰러질 것 같습니다.

 

목 좋은 명동성당

성모 마리아상에서

무릎 꿇고 기도드린다.

 

귀머거리 하나님보다

아줌마 신도들이 잘 들리게

불쌍하게 기도하면 응답이 온다.

 

쯧쯧 불쌍해라

밥 사먹으라고

숙박비 하라고

만원도 이만원도 준다.

 

자비가 순조롭게 베풀어지는데

젊은 신부가 달려와서 쫓아낸다.

앵벌이 그만하고 어서 나가라고

안 나가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한다.

 

신부가 돼 가지고 니미 좇도

자비를 베풀어야지 왜 쫓아내

하나님이 그렇게 가르쳤어 씨발!

도망가면서 목청 높여 소리 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