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눈물시편

이 지상의 집 한 칸

침묵보다묵상 2011. 8. 4. 20:39

이 지상의 집 한 칸

 

   

새라면 아아 쫓겨나지 않는 새라면

해거름 속으로 평화롭게 귀가하는

새처럼 아, 날 수 없는 가난 때문에

꽃이라면 아, 뽑히지 않는 꽃이라면

사방 천지 들녘에 억세게 뿌리 내린

들꽃처럼 아, 피어날 수 없는 가난 때문에

문패도 번지도 없는 주소불명의 세대주여

강제집행 통지서 받아든 불법 거주자여

이 지상의 집 한 칸

지고 갈 수도 없는 집 한 칸이 없어

잠든 자식 머리맡에서 시로 우는 아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