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창/노동시편

개고기가 먹고 싶다

침묵보다묵상 2011. 8. 4. 20:29

개고기가 먹고 싶다

   

 

천 삽 만 삽 퍼 올려 비빈 공구리는

옹벽이 되어 비바람 천둥 견뎌내는데

어쩌자고 허기진 내 체력은

억센 작업량에 깨지고 돌아와

링거 꽂은 채 홑이불에 덮여 떠는가.

땡볕 어질어질 노동에 기력 빼앗긴

앙상한 검불로나 드러누워

눈물처럼 뚝뚝 떨어지는 링거액에 가슴 훔치나.

일 못한다고 눈 밖에 나면 끝장이어서

체력 달린다고 그만두라면 끝장이어서

뽑아 팔 피라도 고여 넘친다면

피라도 팔아서 똥개 한 마리 고아먹고 싶었네.

잘 우러난 진국의 개장국 한 그릇 훌훌 마시고

넓적다리 걸신들린 듯 물어뜯으면 핏기 돌련만

세상에 땀 한 방울 보태지 않는 놈들은

사슴피에 뱀탕에 물개 거시기까지 탐낸다는데

핼쑥한 얼굴에 푸르딩딩 한 이내 육신은

병든 수캐마냥 헉헉대며 천정만 보고 있는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