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아옹다옹 세 친구 이야기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나라가 다르다는 이유로
한 치의 용납과 용서도 없이 싸웁니다.
싸워도 그냥 대충 싸우는 게 아니라 죽기 살기로 싸웁니다.
그렇게 싸우다 희생된 이들은 하늘의 별처럼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그들의 종교 경전에도 거룩한 사랑과 자비와 용서가 새겨져 있습니다.
소중한 인류애로 피부와 언어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도 했습니다.
국경과 사상을 초월해 지구촌 한 가족이 되어야 한다고 선포도 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끔찍한 종교전쟁과 테러는 그치지 않는 걸까요?
서울 구로구 금천동에는 '다문화어린이마을'이 있습니다.
이 마을 '소망반'에는 다섯 살 배기 남녀 아이 10명이 속해 있습니다.
아이들 중에 개구쟁이 삼총사가 있는데 나라와 언어와 피부가 다릅니다.
네슬리의 조국은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가나공화국입니다.
조엘의 조국은 인도네시아이고, 도우의 조국은 대한민국입니다.
어린이마을에서 함께 지내는 이 아이들은 아옹다옹 삼총사입니다.
정의의 검을 세워
세상을 구하겠다고 결의 한 적도 없고
사랑과 평화와 진리를 깨우치자고
외친 적도 없는 개구쟁이 삼총사는
그저 장난감을 먼저 차지하려다가 싸우고,
밥 먹다가도 싸우고, 칫솔질하다가도 싸웁니다.
싸우다 울고,
울다가 웃고,
웃다가 보듬어 안습니다.
이 싱거운 싸움과 평화
어처구니 없이 쉬운 화해를 보면서
'어린아이 같아야 천국에 갈 수 있다'
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