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대에게 부친 연서(戀書) 17]
초가 하나인 이유
당신이 주신 케이크에 초 하나를 꽂고 불을 붙였습니다. 그윽한 불빛 아래 둘러앉은 승아, 솔이 그리고 아빠, 보이지 않지만 곁에서 지켜보시는 주님과 당신. 잠잠한 목소리로 당신이 보내주신 문자를 낭독했습니다.
"초가 하나인 이유, 오직 한 사람 소중한 솔이를 위한다는 뜻"
솔이가 당신의 문자를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한 분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따뜻한 아이는 당신에 대해 따뜻함을 품고 있었습니다. 솔이를 품에 꼭 안고 기도했습니다.
"사랑하는 솔이를 위해 예쁘고 따듯한 엄마를 보내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엄마가 솔이를 사랑하고 솔이도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셨으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솔이의 마음과 영혼에 위로와 기쁨을 주셔서, 솔이가 엄마와 아빠의 사랑 안에서 자라면서 하나님의 아름다운 열매가 되기를 원합니다. 엄마와 아빠의 기쁨이 되도록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 솔이가 되고 승아가 된다면 이 가문은 주님의 귀한 가문이 될 것을 믿습니다."
기도하면서 생각했습니다. 소망을 지킨 이는 끝내 소망을 이루고,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은 일어설 것이며, 꿈꾸는데 그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은 꿈을 성취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님의 축복으로 오신 당신으로 인해 소망과 희망과 꿈이 이루어질 것이며 이 아이들은 당신의 기쁨이 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런 저런 환경으로 인해 아이들은 상처 입었지만 영혼은 병들지 않았으므로, 병들지 않게 지켜주신 주님이 이 아이들의 영혼을 감싸고 계셨으니 아이들은 잘 자랄 것이며 그 환경으로 인해 마음은 깊어졌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픔을 참을 줄도 아는 아이들이기에 행복에 대한 감사도 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서 상처 입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문제는 상처로 인해 넘어지는 것인데, 현진이 또한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지라도 그 마음 바탕에 착한 심성이 있고 외로웠던 마음에 그리움이 크기 때문에 작은 배려와 관심에도 감사하고 행복해 할 것입니다. 당신이 그러하듯 저 또한 현진이를 사랑합니다. 그 사랑의 손길이 진정으로 따듯하다면 현진이는 새로운 아빠의 체온에 외로웠던 마음을 내려놓을 것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그 상처를 잘 싸매고 치유한다면 이 아이들은 다른 어떤 아이들보다 비와 바람을 잘 견디고 아름다운 나무로 자랄 것입니다. 우리를 지켜보시고, 지켜주시는 주님은 우리의 새로운 사랑 안에서 맺어질 싹트고 꽃피면서 주렁주렁 열릴 열매에 가슴 설레며 기대하고 계실 것입니다.
[200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