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 여자의 재혼일기 19] 남편의 사업 정리
방학을 마치고 딸이 기숙사로 가는 날 아침, 남편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기도원에 다녀오겠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가진 소장품을 팔아 우리의 투자금을 갚고 사업을 정리하겠다던 상사는, 생각보다 소장품이 싸게 팔려 공금 사용분과 자신의 빚을 갚고 나면 우리에게 줄 돈이 전혀 없다, 구두로 약속한 것이니 법적 책임이 없다며 뻔뻔하게 나오자,
남편은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고 믿었던 분이 자신만 생각하고 파렴한 행동을 하자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가 이번 일을 통해서 배운 것이 있다면, 무슨 일이든 어떤 일을 결정할 때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고 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에 대해 법적 대응도 검토했지만, 섣불리 행동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일주일동안 기도원에서 기도하고 나와서,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겠다고 해서, ‘하나님이 시키는 것대로만 합시다. 마음을 비우고 그저 하나님의 음성을 듣도록 하세요. 저도 기도할께요.’ 하고 그의 괴로움을 달래주었습니다.
제가 2010년 초부터 일했던 곳은 남편이 한 떼 일했던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을 돕는 선교/인권단체였습니다. 최근 우리 단체를 적극적으로 돕고 계시는 대기업의 중역출신의 이은준장로님께서 ‘무엇이든 기도로 시작하시고, 맺으십시오’하는 권유에 감동 받아, 직원 두, 세 사람과 함께 매일 업무 전 기도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 직원이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것보다 먼저 우리 몇 사람이 시작하여 자발적으로 동참하도록 하자고 하여 찬송과 말씀 1장, 통성기도, 주기도문으로 맺는데, 잠언을 매일 한 장씩 읽을 때였습니다.
그 날 아침 잠언 말씀이 가슴을 쳤는데, 24장 17~19절 말씀 “네 원수가 넘어질 때에 즐거워하지 말며 그가 엎드려질 때에 마음에 기뻐하지 말라 여호와께서 이것을 보시고 기뻐하지 아니하사 그의 진노를 그에게서 옮기실까 두려우니라 너는 행악자들로 말미암아 마음에 분을 품지 말며..” 이며, 다음 날 25장 8~11절 “너는 서둘러 나가서 다투지 말라 마침내 네가 이웃에게서 욕을 보게 될 때에 네가 어찌할 줄을 알지 못할까 두려우니라 너는 이웃과 다투거든 변론만 하고 남의 은밀한 일은 누설하지 말라 듣는 자가 너를 꾸짖을 터이요 또 네게 대한 악평이 네게서 떠나지 아니할까 두려우니라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사과니라” 였습니다.
악인조차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이므로, 악인의 엎드려지는 것이 (하나님의 역사가 아닌) 믿는 자의 분노의 손에서 일어나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깨달았고,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 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말씀에 두려움이 왔습니다.
전 이 응답의 말씀이 남편에게도 똑같이 주어지길 기도했습니다.
금요일 오후 남편이 밝은 얼굴로 돌아왔습니다. 기도 많이 했냐고 묻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고 했습니다.
믿음의 형제들과 자신의 일을 나누었는데, 한 선교사님께서 ‘그럴 때는 다투지 말고 기도만 해라. 기도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합니다.
전 제가 받은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 사장과 관련해서 했던 모든 일들은 접고, 조용히 마무리하자고 했습니다.
물질적 손해는 많이 봤지만, 우리 부부는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기에 감사했습니다.
큰아들이 이야기했는지, 시어머니께서 ‘어찌됐냐?’ 전화를 하셨습니다.
꿈자리만 사나워도 전화하시는 어머님이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하신 것입니다.
혹 제가 남편을 원망하고 싸우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고 계셨습니다.
전 “걱정하고 싸운다고 잃은 돈 다시 찾는 것도 아닌데요, 뭐. 더구나 돈은 잃은 것으로 끝내야지 사람과 가정까지 잃으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걱정마세요” 하며 어머님을 안심시켜 드리고, 기도를 부탁드렸습니다.
“그리 생각해주니 고맙다. 안그래도 내가 요새 기도하니까 맘이 편하다. 느이 큰 시숙도 예전처럼 안밉다. 모든 게 다 좋고 고맙다.” 하십니다.
네, 이 모든 게 좋으신 하나님 덕분이지요.